통신약정 끝나면 해지한다고 '딜' 하는 나 정상일까요

통신약정 끝나면 해지한다고 '딜' 하는 나 정상일까요

김보라 기자 bora5775@
2017-09-13 16:26

약정만료 다가오면 고객센터에 전화, 경품요청
온라인에 해지방어 성공·실패담 후기도 올라와

 

"약정 만료가 일주일 남아서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전화해 장기 고객 혜택을 문의했죠. 그랬더니 10장을 부르더라고요. 별로 만족스럽지 않아 TV해지까지 넌지시 던지니 결국 50장으로 합의 봤어요"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올라온 통신사 해지 방어 후기다. 여기서 10장, 50장은 상품권을 말한다. 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추가 요금할인을 받는 경우도 있다. 뽐뿌에 글을 올린 한 KT고객은 "인터넷과 IPTV를 3년 동안 쓰면서 월 3만800원(부가세 포함)의 요금을 내왔다"며 "약정 만료가 다가오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일명 딜(거래)을 했고 현재 상품을 유지하는 대신 10% 요금할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화 한 통화로 요금이 내려간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가 상품권이나 요금할인 등 각종 혜택을 통해 고객을 유지하려는 작업을 해지 방어라고 한다. 통신사 이용 계약을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다른 상품을 권유하거나 요금할인, 경품 증정을 통해 계약해지를 막는 것이다. 상품권 증정은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셈이다.

통신사만 해지방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객들이 먼저 각종 혜택을 노리고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해지방어를 적극적으로 요구해 일종의 거래를 하는 것이다.

반면 해지방어를 잘 알지 못하는 고객은 상품계약기간을 순순히 그대로 연장하기도 한다. 아니면 만료가 다가오는 고객에게 통신사 고객센터가 먼저 전화를 걸어 계약 연장을 유도한다. 물론 이때도 상품권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하지만 고객이 먼저 혜택을 요구할 때보다 혜택의 규모가 적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사실상 해지 방어는 서로 눈치를 보는 일종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됐다. 밀당 없이 그냥 상품계약을 유지하는 사람은 오히려 호갱('호구'와 '고객님'을 합쳐 만든 단어로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해지방어 후기'라는 제목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서로 해지방어 후기글을 공유하며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받으려 한다.  

'같은 조건인데 그것밖에 못 받았냐', '상품권에 요금할인까지 얹어서 받았다', '이 정도면 괜찮나요, 더 딜(거래)해볼까요', '인터넷만 해지방어해도 기본으로 상품권 10만원은 받는데' 등 해지방어와 관련한 다양한 글이 올라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지방어에 따른 경품지급은 인터넷이나 IPTV 등 상품을 판매할 때 나오는 수수료를 가지고 각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경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통신사가 나서서 경품 종류나 금액을 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지방어로 인한 과도한 경품지급이 문제가 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월 ‘방송통신 결합상품 관련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결합상품(이동통신, 유선방송,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의 해지방어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담았다.

방통위의 결합상품 경품 제공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 단품이 19만원, 인터넷과인터넷전화 2개 결합 시 22만원, 인터넷·IPTV·인터넷전화 3개 결합 시 25만원이 제공할 수 있는 한도다. 추가로 이동통신(휴대전화)까지 결합되면 28만원이 최대 상한선이다.

방통위는 올해 초부터 3개월간 실태점검을 거쳐 지난 6월부터 결합상품을 판매하는 4개 사업자(SK텔레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를 대상으로 해지방어와 관련한 사실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내용을 토대로 '인터넷 및 결합상품 서비스 해지제한 등 이용자이익 침해행위 관련 시정조치(안)'을 지난 12일 4개 사업자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 막바지 단계이며 사실상 제재 결정을 할지 말지만 남았다"며 "원칙적으로 해지방어가 금지행위(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들어가는 만큼 과도한 경품지급 기준 초과 등에 대해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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