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추석선물=한우·과일' 공식 깬다

유통업계, '추석선물=한우·과일' 공식 깬다

정재웅 기자 polipsycho@
2017-09-12 15:31

1인 가구 증가·김영란법 등으로 트렌드 변화
랍스터·수입맥주 등 품목 다양화‥가격도 낮춰

대기업에 다니는 이 모씨는 요즘 추석 선물 준비로 고민이 많다. 주변에 그동안 도움을 줬던 몇몇 지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데 추석 선물 아이템이 마땅치 않아서다. 그렇다고 한우나 과일세트를 보내고 싶지는 않다. 좀 더 특별하고 받는 사람이 기억에 남는 선물을 준비하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유통업계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이색 추석 선물 세트를 내놓고 있다. 추석 선물의 대명사였던 한우나 청과류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된 실속있는 선물을 선보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김영란법 등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제품 구성이나 가격대를 과거와는 다르게 책정해 인기를 끌고 있다.

◇ 트렌드가 변했다

최근의 1인 가구 증가 현상은 유통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한 마케팅 요소다. 과거와 같이 4인 가족 중심의 상품 구성으로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의 규모가 줄고 실속있는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소포장, 소량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김영란법 시행도 유통업체들에게는 큰 변화다. 그동안은 추석 등 명절에 고가의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통업체들에게 명절이 대목인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고가의 선물을 건네기가 어려워졌다. 대신 가격은 낮추되 내용은 알찬 가성비가 높은 선물세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


유통업체들이 명절 선물로 한우나 과일 세트를 많이 내놨던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아서였다. 또 한우와 과일의 경우 수익성도 높다. 따라서 명절때마다 한우와 과일세트가 주를 이뤘고 소비자들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물론 여전히 한우나 과일세트는 인기다.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김영란법 등 외부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니즈도 점점 변하고 있다"며 "한우나 과일과 같은 전통적인 선물세트를 여전히 많이들 찾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오히려 선물 받는 사람의 상황에 맞는 실속형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우·사과·배' 이제 그만

전통적인 한우·과일 세트 대신 최근에는 수산물 등 신선선물 세트와 전통주, 수입맥주 세트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추석 선물 세트로 구상돼 선보이고 있다. 가격 부담도 낮춰 선물하는 사람도, 선물 받는 사람도 부담없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세트들이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캐나다산 랍스터 세트를 6만원에 내놨다. 이번에 선보이는 랍스터 세트는 유통BU차원의 공동 소싱을 통해 25% 가량의 원가를 절감한 가성비가 높은 선물세트라는 설명이다. 또 탈모 방지를 위해 국산 맥주효모분말 100%로 만든‘‘맥주효모 샴푸액’과 ‘ 맥주효모 비타민’으로 구성된 ‘골든캐치 맥주효모세트’도 4만9000원에 선보였다.


11번가의 경우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 원하는 상품들을 사전에 조사해 선물세트로 구성했다. 주요 상품으로는 송화가루를 발효시킨 우리나라 전통주 ‘송화백일주’(3만5600원), 천연버터 ‘아보카도 선물세트’(2만2080원), ‘죽방멸치 선물세트’(1만9900원), 제주 서귀포 ‘황금향 명품세트’(2kg) (1만6900원) 등이다.

이마트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수입 맥주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스텔라 아르투아, 크롬바커 바이젠, 구스아일랜드 할리아 등 총 12종의 선물 세트를 내놨다. 가격도 모두 5만원 이하다. 이색 맥주 세트도 내놨다. 벨기에 수도원에서 만든 트라피스트 맥주와 전용잔으로 구성된 선물세트(2만8900원), 미국의 밸라스트 포인트 스컬핀 선물세트(2만7000원), 스페인의 이네딧담 선물세트(2만5800원) 등이 대표적이다.

◇ '안전·DIY선물세트' 등 다양

이번 추석 선물세트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과 실속 모두를 챙길 수 있는 선물세트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최근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들을 묶거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들을 직접 구성해 선물할 수 있는 DIY 선물세트 등도 등장하고 있다.

애경은 추석 선물 세트로 ‘투명한 생각 스페셜’을 출시했다. 기존 생활용품 선물세트와 달리 제품명 그대로 투명한 용기에 전성분 표기와 함량까지 공개해 제품의 모든 성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샴푸(500ml), 컨디셔너(500ml), 바디워시(500ml) 2개, 주방세제(500ml)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3만3900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친환경 목장에서 자란 명품 한우 선물을 선보였다. 소에게 먹일 풀은 100% 친환경 농법으로 경작되고 농장에서 직접 풀을 발효시켜 만든 사료는 천연 유산균이 생성돼 항생제 없이 건강한 소로 키웠다. 또 한국종축개량협회에 한우 혈통을 등록하고 축우개체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철저하게 이력을 관리했다. 가격은 2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다양하다.

AK플라자는 원하는 선물을 원하는 가격대에 맞춰 직접 포장할 수 있는 DIY선물세트를 내놨다. 청과, 수산, 축산, 와인 등 4가지 상품군으로 구성된다. 각 점포별 식품관에 방문해 가격대별로 구성된 선물팩 중 2~4팩을 골라 신청하면 AK플라자 프리미엄 기프트 박스에 무료 포장해준다. 특히 명절음식을 조합해 만든 명절음식 DIY 선물세트는 물론 5만~10만원대에 원하는 한우 부위를 구성해 포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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