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거수기 사외이사가 낙하산 이사장 선임?

거래소, 거수기 사외이사가 낙하산 이사장 선임?

양미영 기자 flounder@
2017-09-07 10:56

한국거래소 노조, 후추위 자격 논란 제기
대부분 정찬우 이사장 뽑은 후추위 출신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거래소 노조가 낙하산 논란과 함께 이사장 선정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후보 선정 단계부터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만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거래소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 포함된 거래소 사외이사들 상당수가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데다 최순실 인사청탁 혐의 등으로 물의를 빚고 스스로 사임을 택한 정찬우 이사장을 적격 후보로 추천한 만큼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적폐 청산을 내세운 새 정부 출범의 취지에 따라 이번 기회에 거수기 사외이사가 낙하산 이사장을 뽑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사장 후보, 후추위 모두 '부적격' 주장

 

거래소 노조는 7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거론되는 거래소 이사장 후보들이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물론 내부 임원 출신 지원자들도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지난 4일 마감된 거래소 이사장 공모 접수 결과 김광수 전 원장과 함께 거래소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지원했고, 거래소 전현직 노조위원장들도 지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하지만 이미 김광수 전 원장의 내정설이 제기되면서 다시 낙하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거래소 노조는 "유력하다는 후보는 구태의연한 관피아 낙하산이고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내부 임원 출신 지원자들까지 부화뇌동하고 있다"며 "내부와 외부를 막론하고 자격이 없기 때문에 즉각 사퇴하지 않는다면 시민사회의 서슬 퍼런 검증의 단두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특히 거래소가 시가총액 1737조원에 달하는 2161개 상장기업의 관리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추천위원회의 상시적 운영과 추천위원회 명단, 추천 이유 등을 공시해야 하는 금융회사의 모범규준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래소는 사외이사 5명,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대표 각 1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등 총 9명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했지만 원칙상 누구인지는 명단을 밝히지 않고 있다.

 

◇ 정 이사장 뽑은 책임부터 물어야

 

현재 거래소 사외이사인 비상임이사는 5명의 공익대표와 2명의 업계대표로 구성된다.


공익대표 비상임이사는 김시열 한성대 경영학부 겸임교수와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박중문 전 부산시 인재개발원 원장,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원순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속해 있다. 업계 대표는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와 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이 가운데 공익대표들의 경우 현재 대부분 학계에 몸을 담고 있지만 모두 박근혜 정권에서 선임됐다. 심인숙 교수는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과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냈고, 권원순 교수도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위원과 국정원 정책자문위원 등을 거쳐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박중문 비상임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익대표 비상임이사의 경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정찬우 이사장을 적격 후보로 추천한 장본인이란 점에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정치문제에 휘말려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이사장을 추천한 만큼 후추위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거래소 노조의 논리다.  


새 정부가 적폐 청산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주주로 있는 증권사들은 정작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김을 행사해 거수기 사외이사가 낙하산 이사장을 뽑는 선임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노조는 "내정자가 정해진 후 추천위원회가 급조된 셈"이라며 "임원 선임 절차에 주주, 노동자, 시민사회 등 폭넓은 이해 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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