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천공항 철수 배수진…임대료계약 어떻길래?

롯데, 인천공항 철수 배수진…임대료계약 어떻길래?

정재웅 기자 polipsycho@
2017-09-06 17:44

롯데면세점, 향후 3년간 임대료중 75%, 3.1조 내야
초기 비용 줄이려다 사드보복으로 상황 급반전
인천공항서 철수땐 위약금 3000억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임대료 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느 정도 부담이 크길래 면세점 철수라는 배수진을 치고 나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롯데면세점 임대료 계약 구조, 실적, 인천공항 철수할때 내야할 위약금 등을 살펴봤다.

◇ 3년간 내야 할 임대료 3조1190억…작년 매출의 57%

롯데면세점은 향후 3년간 인천공항에 임대료를 3조1190억원 내야한다. 5년 임대료의 75%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5조4550억원이다. 3년간 나눠 내지만, 한해 매출의 57.1%를 인천공항 면세점 한곳의 임대료로 내야한다는 이야기다.

▲ 단위:억원.

반면 롯데면세점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은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 사드보복이 시작된 1분기에는 3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2분기에는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롯데면세점이 손실을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상반기는 영업이익이 2326억원이었다.

롯데면세점은 부담이 큰 인천공항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는 위기를 탈출할 방법이 없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인천공항공사는 단호하다. 국가계약법상 임의로 임대료 인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결국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카드를 놓고 검토중이다.

◇ 임대료 구조, 조선사 '헤비테일 계약' 방식과 유사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맺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구조는 다소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면세점 임대료는 계약기간동안 매년 비슷한 규모의 임대료를 나눠내는 방식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 8월까지 매년 2680억~3300억원의 임대료를 내기로 돼있다. 신세계면세점은 800억~920억원 규모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 전체 5년의 계약기간동안 처음 1년과 2년은 적게 내고 3년차부터 급격하게 임대료가 상승하는 구조의 계약을 체결했다. 1년과 2년차에는 5000억원대의 임대료를 내다가 3년차에는 7740억원, 4년차에 1조1610억원, 5년차에는 1조1840억원을 내야한다.

▲ 단위:억원.


롯데면세점의 인청공항면세점 임대료 납입 방식은 조선업체들이 선박 수주금을 받는 방식과 흡사하다. 수년간 국내 조선업체들은 선박 수주시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선박 건조에 걸리는 기간은 2~3년 정도다. 조선업체들은 이 기간동안 발주사로부터 수주금액을 나눠받는다. 만일 총 5회에 걸쳐 받기로 했다면 1~4회차까지는 수주금의 10%씩만 받고 5회차에 나머지 60%를 한꺼번에 받는 방식이다.

헤비테일 방식은 돈을 주는 발주사에 유리한 계약 방식이다. 수주 부진에 허덕이던 조선업체들이 짜낸 고육지책이다. 

 

롯데면세점도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헤비테일 방식과 유사한 계약을 했다. 장사가 잘되던 초기에는 롯데면세점 계산대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이 계약의 전제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사업 2년만에 그 전제가 허물어졌다. 예기치 않은 사드배치와 중국의 보복으로 핵심 고객이 발길을 끊은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계약을 맺을 당시 정부의 면세점 확대정책 등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우리로서는 계속 우위를 점해야했고 이를 위해서는 인천공항 면세점이 중요했다. 다소 무리한 금액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베팅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는 시내면세점이 상황이 좋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계속 유입됐고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항면세점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시내면세점에서 큰 수익이 났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라는 예기치 않은 악재를 만나면서 상황이 순식간에 변했다"고 토로했다.


◇ 롯데, 인천공항 철수땐 위약금 3000억


면세점업계는 이번 기회에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를 다시 조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항면세점 임대료는 '사업자별로 매출액 또는 영업실적과 관계없이 납부해야 하는 최소금액인 최소보장액’과 '매출액에 대해 공항공사에서 정한 각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해서 계산한 '영업료’ 중 큰 금액으로 산출된다.


롯데면세점을 포함해 인천국제공항 3기 면세점을 운영중인 사업자들의 경우 '임대료 최소보장액' 부담은 상승했지만 매출증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최소보장액 수준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입주한 면세점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임대료 비중은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

▲ 자료:나이스신용평가(단위:%).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인천공항면세점의 임대료는 밝힐 수 없지만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손해를 보면서도 버티고 있는 것은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한 노하우와 경험이 향후 해외공항 면세점 진출시에 가점 요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게 되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측에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계약상 위약금은 최종 계약연도의 3개월치 임대료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약 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내부에서 차라리 3000억원 내고 철수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그동안 운영했던 노하우와 브랜드 가치 등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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