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뷰티편집숍 경쟁…중소화장품 웃는다

백화점 뷰티편집숍 경쟁…중소화장품 웃는다

방글아 기자 gb14@
2017-07-24 15:08

후발주자 신세계·AK플라자, 경쟁 불붙여
명품+페북템 신규브랜드..백화점 문턱 낮아져


주요 백화점들이 뷰티편집숍을 강화하면서 중소화장품이 웃고 있다. 제품이 우수하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화장품업체들에 이전보다 백화점에 진출할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 후발주자 '신세계 시코르' 경쟁 불붙여

백화점의 뷰티편집숍은 지난해말부터 신세계백화점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뜨거워지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화장품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뷰티편집숍 '시코르'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점에 '시코르'를 처음 선보인 뒤 올해 5월과 6월 각각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광주점에 추가로 연다는 계획이다.

 

1호점인 시코르 대구점은 180평대(595㎡) 규모 매장에 세계 뷰티브랜드 270여개를 품었다. 기존 백화점에서 취급해온 명품브랜드부터 SNS상에서 인기를 얻은 이른바 '페북템'도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시코르를 '코덕들의 성지'로 만든다는 목표다. '코덕(코스메틱 덕후)'은 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0대 이하의 젊은층이 백화점 화장품 매장 대신 중저가로드숍, 드럭스토어 등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어 여심은 물론 예비 VIP들인 젊은층을 확보하기 위해 획기적인 체험형 뷰티 매장인 시코르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함께 애경그룹 AK플라자도 뷰티편집숍 경쟁에 가세했다. AK플라자는 지난 4월 분당점에 첫번째 뷰티편집숍 '태그온뷰티'를 열었다. 하반기중에는 수원AK타운점과 평택점에 '업그레이드 버전'의 태그온뷰티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색조 등 특화 뷰티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했다"면서 "빠르면 올해말 온라인플랫폼을 개발하고,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업계 뷰티편집숍 경쟁은 롯데백화점이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12월 동부산점에 '라코스메띠끄' 1호점을 선보인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6개 지점에서 뷰티편집숍을 운영중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새 브랜드 발굴에 집중하기 보다 지점별 화장품 소비패턴을 반영해 인기 콜렉션 위주로 상품기획(MD)을 한 것이 특징이다. 1호점인 롯데몰동부산점은 30대 여성고객이 주를 이루는 상권이라는 점을 반영해 에스티로더, 오휘 등 기존 브랜드 위주로 구성했다. 젊은 고객층이 많은 엘큐브홍대점과 이대점, 광복점 등에선 미미박스, 에이프릴스킨, 닥터자르트 등 신규 온라인브랜드를 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 평균 10%씩 매출이 늘어나는 색조 화장품 카테고리의 성장세를 반영해 앞으로 색조 화장품의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며 "지점별 라코스메띠끄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고객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추가 출점 등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고급 해외 브랜드를 소개하는 프리미엄 콘셉트에 초점을 맞췄다. 2015년 8월 판교점에서 처음 선보인 뷰티편집숍 '앳뷰티'는 국내외 고급브랜드 20여개를 판매한다. 주요 셀렉션은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로, 주요 상품은 프랑스 스킨케어브랜드 '용카'와 뷰티디바이스 '누페이스 트리니티'다. 판교점에 이어 2016년 4월과 올해 2월에는 각각 목동점과 대구점에 '앳뷰티'를 추가 개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화장품 구매 트렌드가 브랜드 중심에서 아이템 중심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며 "지난 상반기 더현대닷컴에서 연 온라인 앳뷰티관의 브랜드 구성을 늘려나가는 한편 오프라인에서도 주요 점포로 앳뷰티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신규 화장품브랜드, 백화점 문턱 낮아졌다

백화점들의 뷰티편집숍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중소화장품업체들에 백화점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가 27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규모 총력전'을 펼치면서 국내 신규 브랜드들에도 기회가 확산되고 있다. 

 

에이프릴스킨, 무(MUH), 나인위시스 등 화장품브랜드들이 대표적이다. 니코보코가 남성전용화장품으로 내놓은 무(MUH)는 시작부터 시코르 등에 입점하는 행운을 얻었고, 나인위시스도 신세계백화점에서 제안을 받아 입점했다.

 

이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통해 판매하던 국내 중소화장품업체들이 시코르를 통해 세계적인 메이크업브랜드 '맥'이나 프랑스 메이크업 아티스트 테리 드 건즈버그가 만든 '바이테리)' 등과 한공간에서 자웅을 겨룰 기회를 얻게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시코르 매장들의 월 매출이 예상보다 30~40% 더 판매돼 국내 신규브랜드들도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시코르를 통해 화장품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라코스메띠끄에서도 젊은층을 타깃한 매장에서 신규 브랜드들이 잘 나간다. 롯데백화점은 20대 초반과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높은 엘큐브 홍대점·이대점·광복점에서 신규 브랜드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가 론칭한 화장품브랜드 3CE와 '페북템' 매직스노우쿠션으로 잘 알려진 에이프릴스킨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들 상품을 시즌별 메이크업 트렌드에 따라 매장 데스크 주변에 배치해 고객의 시선을 잡고 있다. 3CE의 경우 엘큐브홍대점·이대점·광복점 등 3개점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몰진주점의 경우 입점 브랜드 제품을 활용한 메이크업 룩을 인스타그램에 선보여 신규 화장품브랜드들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애경그룹의 AK플라자는 분당점에 첫번째 뷰티편집숍 '태그온뷰티'를 오픈하면서 전략 자체를 '페북템'으로 잡았다. 헬로에브리바디, 에이컨셉 등 온라인 인기브랜드를 오프라인 최초로 선보였다. 현재 태그온뷰티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브랜드는 계열사 애경산업 제품과 화장품스타트업 제품 비중이 3대7이다. 닥터지, 메이크프렘 등도 태그온뷰티를 통해 처음으로 백화점에 입점했다.


성과도 긍정적이다. AK플라자에 따르면 뷰티편집숍 '태그온뷰티'의 첫달 매출 순위에서 '헬로에브리바디', '에이프릴스킨', '메이크프렘', '포니이펙트', '코스알엑스', '레피소드', '페리페라' 등 7개 신규 브랜드가 10위권에 들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중소기업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최초로 선보이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AK플라자 태그온뷰티·현대백화점 앳뷰티·롯데백화점 라코스메띠끄.


 

◇ 비교체험 '셀프바', 인지도 약한 신규브랜드에 단비


백화점의 뷰티편집숍 운영방식도 국내 신규화장품브랜드들이 선전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일명 '셀프바'로 불리는 이 마케팅공간은 고객이 매장 직원들의 눈치를 보지않고 여러 브랜드를 비교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코너다. 


신세계의 경우 메이크업 셀프바, 헤어 셀프바 등 2곳에서 바이어들이 엄선한 240여개 브랜드들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셀프바는 코덕(코스메틱 덕후)들 사이에서 '놀이터'처럼 애용되면서 뷰티시장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경우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뷰티 컨설팅을 해주는 것도 인기 요소다.


AK플라자 또한 '셀프 메이크업 존'을 마련해 20~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태그온뷰티의 첫달 매출 10위권에 든 7개 신규브랜드 모두 '셀프 메이크업 존'에 구비된 브랜드들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제품들을 직접 테스트 해볼 수 있어서 고객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눈치보지 않고 편안하게 놀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셀프 메이크업존 이용객중 절반 가까이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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