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BIS비율서 시작된 '나비효과'

우리은행 BIS비율서 시작된 '나비효과'

원정희 기자 jhwon@
2017-07-17 17:39

케이뱅크 인가 당시 BIS 업종 평균 미달 '특혜 의혹'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잘못한 부분 있으면 조치"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 최대주주로 참여한 우리은행의 재무건전성 요건이 애초 은행법 등 금융위원회의 인가 요건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관련 조항을 유리하게 해석한 덕분에 케이뱅크 예비인가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17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은 특히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한 KT를 겨냥, 당시 최순실게이트 관련 의혹을 샀던 KT에 대한 특혜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최종구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위 직원들이 어떤 의도를 갖고 결론을 내고 특혜를 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조치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



◇ 도마 위 오른 우리은행 BIS비율 요건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 등에 따르면 은행업 최대주주 인가요건 가운데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으로 '전분기말' 총자기자본비율(BIS비율) 8% 이상을 충족하고, 그 비율이 업종 평균치 이상이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케이뱅크 은행업 예비인가 심사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요건을 검토한 결과 우리은행의 2015년 6월말 BIS비율은 14%로 8%를 넘겼다. 문제는 당시 국내은행 평균인 14.08%(당시 잠정치)에 미치지 못한 점이다.

이를 인지했던 우리은행은 이같은 공시된 BIS비율을 제출하는 대신에 2014년 11월 우리금융지주와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하락)효과를 임의로 배제하고 BIS비율을 산정해 제출했다. 이 경우 우리은행의 BIS비율은 2.26%포인트 올라간 16.26%로 인가 요건에 부합한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에 소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영주 의원이 공개한 우리은행의 소명자료를 보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합병으로 지주 산하의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의 계열사들이 은행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14조원이 넘는 위험가중자산을 떠안게 됐고, 그 결과 단기적으로 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은행이 신용카드회사 등을 자회사로 하지 않는 상황에선 업종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는 재무건전성 비율 산정에 있어서 이와 같은 요소는 제거하는 것이 비교가능성 등을 제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당시 민영화 과정에서 지주사와 합병하면서 BIS비율이 하락했고 이것이 상대적으로 다른 은행들보다 취약해진 결정적인 배경이다. 우리은행 입장에선 이런 이유로 인가를 받지 못한다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최근 3년치 기준 적용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 최근 3년치도 인정해주는 유권해석이 오해 불러


우리은행은 재무건전성 기준의 적용기간을 '최근 분기말'이 아니라 '최근 3년간'으로도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유권해석도 요청했다. 우리은행 최근 3년간의 BIS비율은 14.98%로 국내은행 3년 평균치인 14.13%보다 높다.

이처럼 금융위가 우리은행의 요청을 받아들여' 최근 3년치' 기준을 인정하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김영주 의원을 비롯해 앞서 문제를 제기했던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를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는 해명자료를 통해 "은행법 시행령엔 '업종의 재무건전성에 관한 기준의 평균치 이상일 것'이라고만 나와 명확한 판단시점 등이 없다"며 "금융당국이 재량의 범위 내에서 판단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 후보자와 금융위의 해명으로 논란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예비인가 과정에서 케이뱅크의 또 다른 주주사인 한화생명의 경우는 '최근 분기말' 기준의 지급여력비율을 제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엔 최근 분기말 기준으로 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은행과 같은 이슈가 없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상당히 토론을 많이 했고 고민한 결과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3월 금융위는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보험업법, 자본시장법 등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업종 평균치 이상의 재무건전성 요건을 빼면서 의혹을 더욱 키웠다.

 

김영주 의원은 "우리은행의 BIS비율이 예비인가 이후로도 계속 하락, 16년 3월말 13.55%까지 내려갔다"며 "경우에 따라선 본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관련 요건 자체를 삭제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가진 KT를 위해 박근혜 정부에서 법령을 바꾸면서까지 특혜를 준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완전히 별개의 사안으로 진행됐던 건"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 등에선 이를 단순히 '오비이락'으로만 보진 않는 분위기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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