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회계 실전노트]⑤EBITDA를 공시한다고?

[공시&회계 실전노트]⑤EBITDA를 공시한다고?

김수헌 fntom@
2017-07-17 10:02

현금흐름표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가장 정확
EBITDA,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현금흐름 반영안해

재무지표 가운데 'EBITDA'라는 것이 있다. '에비타'라고 발음하는데, 풀어쓰면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이 된다. 일반적으로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를 빼기 전의 영업이익'이라고 정의한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흔히 사용된다. 예컨대 제조업체 A사의 연간 EBITDA가 1000억원이라면, 이 기업이 제품제조와 판매 등 영업활동으로 해마다 1000억원 수준의 현금이익을 창출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A사를 인수하였을 때 몇 년 정도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만약 B사가 A사를 7000억원에  인수하였다면, 대략 7년 정도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7년만에 투자비를 다 뽑아낸다는 것이 아니라, 인수가격의 적정성 등을 따져보는 지표로도 활용한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기업들이 이 EBITDA를 반드시 공시해야 할지도 모를 모양이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기업이 작성, 공시하는 재무제표에 EBITDA 수치를 기입하게 하는 방안을 회계기준원과 금융감독원이 논의중이라고 한다. 회계기준원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상장기업 가운데 2%만 재무제표에 EBITDA를 기입하여 공시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필자는 이 기사를 보고 상당히 어리둥절했다. 우선 EBITDA 의무공시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2%의 상장기업이 현재 재무제표에 EBITDA를 공시하고 있다는 것이 과연 사실인지도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EBITDA는 '영업이익+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포함)'라는 식으로 산출한다. 즉 손익계산서에 나타난 영업이익 수치에다 감가상각비를 더해주면 된다는 이야기인데, 당연하다.


손익계산을 할 때 영업이익을 산출하는 단계에서는 어차피 이자비용이나 세금을 반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간단하게 영업이익에다 감가상각비를 더하면 EBITDA가 된다.


감가상각비는 예컨대 기업이 기계설비같은 유형자산을 구입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발생하는 가치감소분을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제조업체 A사가 기계설비를 현금 100억원을 주고 샀다면 구매시점에는 당연히 현금이 유출된다. 현금자산이 유형자산(기계장치)으로 대체되는 것이므로 손익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계를 5년동안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 가동단계에서는 해마다 20억원을 감가상각비용(정액법 적용 가정)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감가상각비는 실제 현금 유출과는 무관하다. 이 설비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여 획득하는 매출(수익)에 대응시키는 회계상 비용일 뿐이다.
따라서 영업이익에다 비현금유출 비용인 감가상각비를 더하면 그 회사가 영업활동으로 얼마만큼의 현금이익을 냈는지, 즉 현금을 창출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EBITDA 사용논리다.


그럼 실제로 반도체장비회사 서울반도체의 2017년 1분기 연결재무제표에서  EBITDA를 직접 한번 구해보자. (숫자는 ‘억’원 단위에서 반올림 하였다)

 

매출액2562억원
매출원가1876억원
매출총이익686억원
판매관리비452억원
영업이익234억원

 

영업이익 234억원에 더해줄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재무제표 주석에 나와있다. 서울반도체의 EBITDA는 간단하게 ‘234억원+239억원+37억원=510억원’으로 산출할 수 있다.

 

 

구분토지건물및구축물기계장치기타합계
감가상각비-7억원215억원17억원239억원

 

 

구분산업재산권개발비기타합계
무형자산상각비7억원27억원3억원37억원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자설명회(IR) 때 활용하는 자료를 보면 대개 EBITDA 수치를 적어 넣는다.  특히 LG그룹이나 SK그룹 등은 EBITDA를 어떤 산식으로 산출하였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놓는다. 

 

[LG전자 2017년 1분기 실적설명자료 中]

 

구분2017년 1분기(연결기준)
영업이익9215억원
세전이익1조919억원
당기순이익8357억원
EBITDA1조3342억원

 

[SK텔레콤 2017년 1분기 실적설명자료 中]

 

구분2017년 1분기(연결기준)
영업이익4105억원
영업이익률9.7%
세전이익7242억원
당기순이익5835억원
EBITDA1조2032억원
EBITDA 마진28.4%

 

그런데 이 EBITDA는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창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얼마나 유용한 것일까. 영업활동에서 얼마만큼의 현금을 창출하였는지는 그 회사의 공식 재무제표인 ‘현금흐름표’에 정확하게 기재되어있다. EBITDA는  대략적인 참고수치 정도로 간주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기업들의 경우 EBITDA와 현금흐름표에 나타난 '영업활동 현금흐름'(OCF, Operating Cash Flow))간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현금흐름표에 나타난 2017년 1분기(연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584억원이다. 하지만 1분기 실적IR자료에 나타난 EBITDA는 두배가 넘는 2조1020억원이다.

 

[현대자동차 IR자료 中]

 

영업이익1조2510억원
감가상각비5460억원
무형자산상각비3060억원
EBITDA2조1020억원

 

[현대자동차 2017년 1분기 현금흐름표 中(요약편집)]

 

 

구분1분기(연결기준, 단위 백만원)
I영업활동 현금흐름958,358
 1.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1,638,790
   (1)연결분기순이익1,405,694
   (2)조정2,874,511
   (3)영업활동에 따른 자산부채 증감(2,641,415)
 2.이자수취115, 324
 3.이자지급(493,701)
 4. 배당금수취10,175
 5. 법인세지급312,230

 

LG전자를 보면, 현금흐름표 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900억원인데, IR자료 EBITDA는 1조3400억이나 된다.


SK텔레콤은 두 개가 좀 비슷하다. 현금흐름표에는 9300억원이고 EBITDA는 1조500억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은 현대차나 LG전자하고는 EBITDA 구하는 방법이 약간 다르다.


EBITDA와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수치에 차이가 큰 것은 구하는 방법 자체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는 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 영업과 관련한 자산 부채의 증감이 반영된다.


예를 들어 매출채권 금액이 증가하였다면 증가액만큼이 현금흐름 계산에서는 (-)로 반영된다. 재고자산이 증가했다면 증가액만큼 돈이 묶인 것이 되므로 역시 현금흐름에서는 (-)로 반영된다.  매입채무가 증가했다면 현금을 주지 않고 구매한 외상매입이 늘어난 것이므로 증가액만큼이 현금흐름에서는 (+)로 반영되는 식이다.


또한 어떤 기업에서는 현금으로 주고받은 이자 (이자수취와 지급)를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반영하기도 하고, 또 어떤 기업들은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돌리기도 한다.


EBITDA를 산출할 때는 영업활동과 관련한 자산 및 부채 즉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의 증감을 반영하지 않는다. 현금유출과 무관한 비용 가운데서도 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포함)만을 더해줄 뿐이다.


따라서 회사가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을 따질 때는 현금흐름표 상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훨씬  정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EBITDA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손익계산서에서 산출된 영업이익을 현금으로 간편하게 환산해 본 수치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도 일반적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따질 때 EBITDA 수치를 많이 활용하는 데는 별다른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저 계산하기 편하고, 예전부터 관행적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앞서 언급했듯 현금흐름표 상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계산하는 방법이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며, EBITDA를 구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회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공식적으로 의무공시되는 현금흐름표에 정확하게 산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EBITDA는 산출방법에서부터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왜 금융당국이 이렇게 모호한 EBITDA를 의무공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지 필자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이를 공식 재무제표에 기입토록 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하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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