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과열 이후]①눈총받는 '사후약방문'

[주택시장 과열 이후]①눈총받는 '사후약방문'

윤도진 기자 spoon504@
2017-07-14 16:34

감정원 등 3대 기관 전망치 최대 1%p 높여
상반기 예상외 과열..하반기도 수도권 상승 전망

지난 5월 대선 직후 나타난 주택시장 과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까? 열기를 뿜던 서울 등 일부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은 정부가 6.19 대책을 내놓은 뒤 다소 안정세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휴가철 비수기를 맞으면서도 다시 온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여름 이후 주택시장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요 주택시장 분석기관들의 하반기 전망을 종합해 내다본다.[편집자]

 

올 상반기 전국 주택가격은 작년말 대비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0.54%, KB국민은행 기준 0.32% 올랐다. 숫자만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의 무난한 강보합 안정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달랐다. 강남 재건축 집값은 대선 직후 1개월여 사이 많게는 1억~2억원 뛰고 분양시장 모델하우스에는 집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넘치는 뜨거운 모습이 나타났다.

 

이런 주택시장 불안은 올해 초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주택시장을 분석 예측하는 통계·연구기관들은 모두 시장 방향을 아래쪽으로만 봤다. 이런 전망 속에서 집값 이슈는 대선 정국에서도 화제조차 되지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주택당국 수장을 앉히기도 전에 부동산 대책부터 내놔야 했다. 예기치 않게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 文랠리에 전망 0.6~1%P 높여 

 
▲ 그래픽/유상연기자 prtsy201@

 

한국감정원은 지난 12일 '상반기 부동산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올 한 해 예상되는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0.7%라고 발표했다. 올 초 내놓은 전망치에서 0.9%포인트 높여 수정한 것이다. 애초 예상치는 -0.2%여서 방향마저 바뀌었다. 6개월 전 전망에 큰 폭의 수정을 가한 것이다.

 

감정원은 수도권 전망치는 1.3%포인트나 끌어올렸다. 기존에는 0.2% 하락으로 봤다가 1.1% 상승으로 높여잡은 것이다. 0.4%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지방도 6개월만에 0.5% 상승할 것으로 방향을 바꿔 전망치를 0.9%포인트 수정했다.

 

이렇게 단기간 사이 시각을 바꿨음에도 설명은 충분치 않았다.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 채미옥 원장은 "거시측면에서 경제성장률이 상승 추세로 전환됐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고 정치적 불안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이 전망 수정의 배경"이라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거시적 대내외 환경은 이미 연초 전망 때도 예상된 것이다. 손쉬운 전망 수정으로 국토교통부 산하 부동산시장 공식 통계전담기관인 감정원의 공신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감정원은 올해 주택거래량도 연초 예상보다 2만건 많은 1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정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다른 민간 연구기관도 상반기가 지난 뒤 전망 수정이 아뤄졌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경우 애초 올해 집값이 전국 평균 0.8% 하락할 것으로 봤던 것에서 0.2% 상승할 것으로, 주택산업연구원의 경우 보합에서 0.6% 상승으로 시각을 바꿨다. 각각 1%포인트, 0.6%포인트 올려잡은 것이다.


◇ "강남 재건축 불씨 여전"

 

▲ 그래픽/유상연기자 prtsy201@

  

올 하반기만 떼놓고 보면 기관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감정원의 경우 하반기 주택매매 가격이 0.3% 가량 추가 상승할 것을 예상했다. 수도권은 0.4%, 지방은 0.2%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에 비해 상승폭은 줄겠지만 추세는 여전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감정원은 재건축이나 개발 호재가 있고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 위주로 실수요 중심의 매매수요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금리가 오르고 6.19 부동산 대책에 이어 오는 8월 예정된 가계부채관리대책이 나오면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것도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의 경우 하반기 전국적으로 0.2%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적인 상승 예상폭은 감정원보다 작게 잡았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는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수도권이 상반기말에 비해 0.4% 더 오르는 반면 지방은 0.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전반적인 시장 전망을 가장 어둡게 진단했다. 전국 평균으로 상반기말 시점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전국 집값이 0.2% 하락하는 가운데 수도권의 경우 서울과 외곽지역의 양극화가 극심해 국지적 시장 온도차가 커지지만 평균적으로는 보합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은 광역시를 제외한 시·군 지역(기타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확대될 것이란 게 연구원 예상이다.

 

한 전문가는 "각각 대한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에 소속된 민간 연구기관은 하반기 집값 하락 우려가 부각되면 정부 규제가 다소나마 무뎌질 수도 있다는 기대에 시장을 다소 어둡게 본 경향이 있는 듯하다"며 "하반기에도 강남 재건축 등의 과열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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