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공정위 블랙리스트 '삼양식품'

[인사이드 스토리]공정위 블랙리스트 '삼양식품'

안준형 기자 why@
2017-07-14 14:59

일감몰아주기·지주사 요건미달 공정위와 엎치락뒤치락
일감몰아주기 또 논란..공정위는?

#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라면값 담합'을 적발했다. 업계 1위 농심이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이 뒤따라 올리는 방식으로 담합했다는 혐의였다. 농심 1078억원, 삼양식품 116억원, 오뚜기 98억원, 한국야쿠르트 63억원 등 총 135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중 삼양식품만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담합을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면제해주는 리니언시(Leniency) 덕분이었다. 삼양식품은 공정위에 라면값 담합의 이메일, 회의 등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덕분에 공정위가 '한 건' 한 셈이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는 "담합은 없었다"며 즉각 항소했다. 2015년 대법원은 농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자진신고자 삼양식품의 진술을 전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라면값 담합 증거로 제시된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전 회장은 회사 임원으로부터 가격담합이 있었다고 전해 들었지만, 그 임원은 재판 이전에 사망했다. 결국 공정위는 과징금을 라면업체에 돌려줬고, 무리한 조사였다는 비난도 피하지 못했다.

# 2014년 공정위는 삼양식품에 2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양식품이 전인장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내츄럴삼양을 부당지원했다는 혐의다.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이 이마트에 라면을 공급하는 거래단계에 끼어들어 '통행세'를 받았다는 것. 통행세는 3~11%. 내츄럴삼양은 2008년부터 5년간 70억원의 통행세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소유한 비상장회사의 통행세를 제재한 첫번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양식품은 "통행세는 없었다"며 소송을 냈고, 2016년 대법원에서 삼양식품은 승소했다. 재판부는 "삼양식품이 내츄럴삼양을 지원했더라도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는 상황에서 위법으로 볼 수 없고,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과징금 26억원을 삼양식품에 돌려줬다.

 


# 2015년 공정위는 또 한번 삼양식품의 계열사 에코그린캠퍼스 부당지원을 적발했다. 에코그린캠퍼스는 전인장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 20.25%를, 전 회장의 아들 회사인 비글스가 31.13% 소유한 회사였다. 삼양식품 임직원 13명은 대관령 삼양목장을 운영하는 에코그린캠퍼스에서 근무했고, 삼양식품은 7년간 셔틀버스 450대를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지원금액은 인력지원 13억원, 차량지원 7억원 등 총 20억원이었다.

이번에도 삼양식품은 소를 제기했지만 이번에 재판부는 공정위 손을 들어줬다. 2016년 서울고등법원은 "삼양식품이 에코그린캠퍼스에게 20억원을 부당지원한 것에 대한 과징금 부과 명령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 2016년 공정위는 지주사 규정을 위반한 삼양식품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주회사인 내츄럴삼양이 자회사 외의 계열회사 에코그린캠퍼스 지분 31.1%를, 삼양식품은 손자회사 외의 계열사인 원주운수 지분 20%를, 내츄럴삼양의 손자회사인 프루웰은 원주운수 52.3%와 알이알 6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모두 '지주회사는 손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 이번엔 삼양식품은 선제적으로 문제점을 고쳤다. 문제가 된 모든 주식을 계열사끼리 사고팔아 지배구조를 공정거래법 규정에 맞췄다.

# 2017년 언론이 삼양식품의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한번 더 조명하고 있다. JTBC는 "삼양식품은 라면 스프원료는 '와이더웨익홀딩스', 라면 포장지는 '테라윈프린팅', 라면박스는 '프루웰'과 '알이알'라는 회사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며 "이들 4개 회사에 몰아준 매출은 지난해만 500억원"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창업주 장남인 전 회장과 차녀인 전문경 사장이 북미지역 판매권을 두고 1조원대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소송 과정에서 오너 2세끼리 일감몰아주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보도를 계기로 공정위가 또 한 번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프루웰 주주는 삼양식품 80%, 사우회 10%, 협동조합 5% 등 오너 지분이 없는 회사로 일감몰아주기 대상이 아니다"며 "테라윈프린팅은 2012년 오너지분을 정리해 현재는 협력사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네츄럴삼양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와이더웨익홀딩스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정리할 수도 있다"며 "알이알은 와이더웨익홀딩스가 지분 60%를 갖고 있지만 연간 거래규모가 11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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