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이을 '제빵왕'은?

허영인 SPC 회장 이을 '제빵왕'은?

안준형 기자 why@
2015-03-09 10:06

오너 3세 허진수·허희수, 삼립식품 등기이사로
SPC 경영권 승계 작업 본격화..`경영성과` 주목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연년생 아들이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상장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등기이사는 경영 성과에 따른 책임을 지는 자리다. 경영 성과에 따라 승계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허 회장의 장남 허진수(1977년생) 파리크라상 전무와 차남 허희수(1978년생) 비알코리아 전무가 삼립식품 등기이사 후보에 올랐다. 주주총회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두 형제는 그간 삼립식품 지분만 보유한 채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단순 주주에서 벗어나 등기이사가 되는 것이다. (관련기사 : 허진수·허희수 전무, 삼립식품 등기이사 된다..'승계 가속')

등기이사는 회사의 경영 전반을 좌지우지한다.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안에 찬·반 의사를 밝히고, 그 결정에 대해 법적 책임도 진다. 오너 3세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SPC 관계자는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형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삼립식품은 SPC그룹의 모태다.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세운 ‘상미당’이 삼립식품의 전신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3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주가는 3년 만에 10배가량 뛰었다. 두 형제가 달리는 말에 올라탄 셈이다.

 

두 형제는 똑같은 속도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SPC그룹의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에서 지난 2010년 허진수 전무가 경영기획본부장을, 허희수 전무는 마케팅본부장을 맡았다. 경영의 양대 축인 기획과 마케팅을 책임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나란히 전무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 후 일 년 만에 삼립식품 등기이사도 같이 오르게 된 것이다.

 

경영수업의 ‘진도’는 차이가 나고 있다. 장남이 한 발 앞서고 있다. 장남은 파리크라상에서, 차남은 비알코리아에서 전무를 각각 맡고 있다. 직급은 같지만, 그 무게감은 다르다.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지주회사 격이다. 국내에 ‘파리바게뜨’ 등 36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외에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반면 비알코리아는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합작법인에 불과하다. 매출도 파리크라상이 비알코리아보다 3배 더 많다.

지분도 장남이 앞선다. 허진수 전무는 파리크라상 지분 20.2%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허 회장(63.5%)에 이은 2대 주주다. 허희수 전무는 12.7%를 갖고 있다. 삼립식품 지분도 형이 동생보다 소폭 더 많다.

하지만 아직 승계의 방향을 단정할 수 없다. 최근 동생이 형보다 파리크라상 지분을 2배 이상 늘리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2002년~2011년 사이 파리크라상 지분은 허 회장(74.5%), 허진수 전무(16.7%), 허희수 전무(4.7%)로 고정돼 있었다. 변화는 2012년부터 일어났다. 허진수 전무 지분율이 16.7%에서 20.2%로 높아지는 동안, 허희수 전무는 4.7%에서 12.7%로 급속히 보유 주식을 늘렸다. 

허 회장 본인도 ‘차남’으로 SPC그룹을 일궜다. 허 회장은 스무 살에 삼립식품에 입사해 12년 만에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경영권은 형에게 빼앗겼다. 대신 물려받은 샤니를 키워냈고, 19년 만에 부도난 삼립식품을 다시 찾아왔다. 허진수 전무와 허희수 전무의 경영성과에 따라 승계 구조가 뒤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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